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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우신사이와 액운을 막아주는 원숭이 가면

쿠오카를 거닐다 보면 현관 앞에 원숭이 가면을 걸어둔 집이 간혹 눈에 띕니다. 이 원숭이 가면은 액운을 막아준다고 하는데요, 일본어로 원숭이를 뜻하는 사루(猿)가 ‘없어지다, 사라지다’를 뜻하는 동사 사루(去る)와 발음이 같아서 ‘재앙이 사라지고 행복이 찾아온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소박함이 느껴지는 원숭이 가면은 어딘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나쁜 기운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노려보고 있는 것이랍니다.

사람들이 원숭이 가면을 사기 위해 찾는 곳은 사와라구 후지사키의 사루타히코(猿田彦) 신사입니다. 평소에는 한적한 소규모 신사이지만 코우신사이(庚申祭)가 열리는 날에는 원숭이 가면을 사기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룹니다. 庚申(경신)은 중국으로부터 전해져 온 육십간지 중 하나로 경신일은 60일에 한 번씩 찾아오며 한 해에 6~7번 정도 우리와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매해 첫 경신일은 특히 길하다 하여 이날 사루타히코 신사에서는 하츠코우신타이사이(初庚申大祭)가 개최됩니다. 참고로 2018년의 첫 경신일은 1월 28일입니다.

신사에 모셔진 사루타히코노오오카미는 아마테라스오오미카미의 명에 따라 천손강림한 니니기노미코토의 길 안내를 맡은 신입니다. 원래는 도소진(道祖神)이라 하여 한국의 장승처럼 마을 입구나 길가에 모셔져 왔던 신으로 후지사키의 사루타히코 신사도 사가현의 카라츠가도 입구에 위치합니다.

한편 경신 신앙은 8세기 후반에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풍습으로 경신일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지새웠다고 합니다. 잠들게 되면 몸속의 벌레가 빠져나가 그 사람의 죄를 신에게 일러바친다고 믿었기 때문인지요. 경신(庚申)의 신(申)과 사루타히코의 사루(猿)가 같다는 점에서 두 가지 신앙이 묶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루타히코 신사는 일본의 다른 지역에도 있지만 원숭이 가면을 수여하는 곳은 후쿠오카의 사루타히코 신사가 유일합니다. 이 원숭이 가면은 하카타 인형 기술자가 직접 만든 작품으로 최근에는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일이 없다는 이유에서 수험생들에게도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Originally published in Fukuoka Now Magazine (fn229, Jan. 2018)

Category
Art & Culture
Fukuoka City
Published: Dec 20, 2017 / Last Updated: Jun 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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