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계절에 당기는 것이 일본식 전골 요리인 나베입니다. 하카타를 대표하는 나베에는 미즈타키와 모츠나베가 있습니다. 미즈타키는 메이지 시대(1868~1912) 때부터 하카타에서 즐겨 먹었다고 하며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경우도 많았던 듯합니다. 그래서 독자적인 레시피가 있는 가정도 있다고 합니다. 한편, 모츠나베는 비교적 최근 들어 명물로 자리 잡은 요리로 쇼와 시대(1926~1989) 이후에 탄생했다고 합니다.
하카타의 미즈타키는 중국 요리와 서양 요리에서 힌트를 얻어 탄생했습니다. 나가사키에서 태어난 하야시다 헤이자부로가 1897년에 홍콩으로 건너가 영국인 가정에서 양식을 공부했습니다. 이때 배운 서양 요리의 콘소메와 중국 요리 중 닭을 삶는 조리법을 조합하여 깔끔한 맛의 스프를 만들어 낸 것이 미즈타키입니다. 헤이자부로는 1905년에 후쿠오카에 미즈타키 전문점을 냈는데 그 가게가 바로 지금도 영업 중인 스이게츠(水月)입니다.
모츠나베는 본래 탄광에서 일하던 한국인들이 만들어 먹던 것으로 호르몬 나베라고도 불렸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버려지는 내장 부분이라 내다 버릴 것이라는 의미의 호우루몬이 변해 호르몬이라는 단어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하카타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내장 부위와 부추를 알루미늄 냄비에 담아 끓이는 간장 베이스 요리가 널리 퍼졌습니다. 지금의 모츠나베는 간장은 물론 일본식 된장 미소 베이스 등 다양한 버전이 존재합니다.
하카타다움이 잘 드러난 부분은 둘 다 바다 너머의 세계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예로부터 대륙과 교류하며 해외로부터 문화를 수용해온 하카타만의 맛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하카타에서 모츠나베를 먹은 뒤 마지막에 넣는 면은 짬뽕면입니다. 이것도 중국 요리를 토대로 나가사키에서 태어난 향토 요리입니다. 다양한 것들을 한데 섞음으로써 맛있는 문화가 탄생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Originally published in Fukuoka Now Magazine (fn206, Feb.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