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11월 중순이 되면 후쿠오카∙하카타의 상점가에서는 세이몬바라이(誓文払い)라 불리는 바겐세일이 열립니다. 하카타 상인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내놓게 되며 하카타에 겨울이 찾아왔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이벤트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세이몬바라이는 하카타 시모카와바타에서 절임 채소를 파는 가게 킨잔도(金山堂)를 운영하던 야히로 리헤이가 시작한 것으로 지금과 같은 바겐세일이 없었던 메이지 시대 당시에는 매우 참신한 아이디어였습니다.
어느 날, 일 때문에 오사카를 방문한 리헤이는 에비스이치(蛭子市)의 세이몬바라이가 대성황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하카타에서도 이런 풍경을 재현할 수는 없을지 고민했습니다. 하카타의 포목상들에게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당시에는 가게가 도산했을 때에나 세일을 했었기 때문에 협상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력 끝에 27개 점포의 협력을 얻어 1879년 말, 첫 세이몬바레(誓文晴れ, 당시 명칭)를 개최했습니다.
이후, 해마다 규모를 키워갔고 전쟁 중에는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전통을 이어왔습니다. 본디 카와바타 상점가에서 열렸었던 것이 전후에는 신텐쵸 상점가 등 다른 상점가로도 확대되었고 지금은 텐진과 하카타의 백화점 등도 참가하여 각기 심혈을 기울인 세이몬바라이를 개최합니다.
리헤이는 세이몬바라이를 성공시킨 이후에도 여러 아이디어를 실천으로 옮겼습니다. 도쿄 무코지마 유원지를 보고 스미요시 강변에 레저시설을 세웠고 나카스에 높이 30m짜리 8각형 고층 탑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1917년에는 나카 강에서 불꽃축제도 시작했습니다. 이 축제는 장소를 추오구 오호리 공원으로 옮겨 매년 8월 서일본 오호리 불꽃축제라는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Originally published in Fukuoka Now Magazine (fn203, Nov.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