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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깊이 있는 음색의 치쿠젠 비파

현악기 비파의 원형은 고대 페르시아라고 합니다. 지금도 아랍 문화권에는 비파와 매우 유사한 우드라는 악기가 있지요. 유럽으로 넘어가 류트가 된 것이 실크로드를 거쳐 중국을 경유해 일본으로 넘어와서는 비파가 됐습니다. 비파는 7~8세기경에 일본으로 넘어왔다고 하는데 나라(奈良) 쇼소인(正倉院)의 보물 중에도 당시의 비파가 남아있습니다.

원래 비파는 불경을 읽을 때 반주를 넣기 위한 악기였는데, 일본에서는 맹인 승려가 비파를 연주하며 불경을 읊는 ‘맹승 비파’의 형태로 전국에 확산했습니다. 맹승 비파는 특히 큐슈에서 유행했고 사츠마, 치쿠젠 등지에서 종교 음악 및 오락의 목적으로 비파가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치쿠젠 맹승 비파의 시조는 겐세호인이라는 승려로 미나미구 타카미야의 조주인(成就院)을 창건했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비파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연주법도 저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지금의 치쿠젠 비파는 메이지 시대(1868~1912) 중기에 탄생했습니다. 비파 연주자 이치마루 치조(초대 타치바나 쿄쿠오)가 샤미센 등의 특징과 연주법을 적용해 새롭게 만들어낸 것입니다. 치쿠젠 비파는 크기가 작고 가벼운 데다 음색이 깊고 부드러워 일본 전역에서 유행하며 여성들을 중심으로 널리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제는 몇 안 되는  장인만이 치쿠젠 비파를 만들고 수리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도리아노 술리스가 그중 한 사람입니다. 이탈리아 문화를 소개하는 이탈리아 회관 후쿠오카를 주재하며 45년 전부터 치쿠젠 비파 장인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후계자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기술 전승을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치쿠젠 비파를 소개하는 전시회 등도 열릴 예정입니다.

Category
Art & Culture
Fukuoka Prefecture
Published: Sep 1, 2020 / Last Updated: Nov 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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